영어 교육에 무려 35년을 바치셨습니다. 대단한 경력만큼이나 화려한 수식어들이 항상 따라다니지만 ‘거장’, ‘대가’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분, 서성원 선생님입니다. 선생님의 자료 <BEYOND THE DAECHI>를 소개 영상으로 먼저 만나볼까요?
1. 안녕하세요 선생님! 간단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서성원입니다. 저는 1989년, 학력고사 시절에 데뷔를 해서 올해로 35년 차 된 강사입니다. 같이 강사 생활을 시작했던 선생님들은 다들 은퇴를 하시고 제가 마지막으로 남았네요. 대치동에서만 30년 경력이 있고요. 지금은 대치동 시대인재에서 영어 내신을 담당합니다. 특히 휘문고 내신을 집중적으로 수업하고 있습니다.
2. 휘문고 수강생만 400명에 달한다고 들었습니다. 소위 ‘명문’으로 불리는 휘문고 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비결이 무엇인가요?
혹시 오해를 하실 수도 있는데, 한 학년이 아니고요, 1,2학년을 합쳐서 평균 400명 정도가 됩니다. 내신 1등급에서 4등급 학생의 95%에 가까운 인원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비결이요? 제가 전해 듣기로는 학부모님들, 학생들이 두 가지를 많이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첫 번째로는 콘텐츠. 수업 콘텐츠가 확실히 다르다. 두 번째로는 설명 방식이 굉장히 논리적이다. 그리고 덧붙이자면 그 나이에 열정도 좀 있네? 하는 부분😅 이런 점들 때문에 제 강의를 많이 선택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3. 교육 1번가라 불리는 대치동에서만 30년을 계셨는데요, 대치동의 교육만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저는 대치동 학교들의 내신 시스템이라고 봅니다. 대표적으로 휘문고만 보더라도 학생들이 내신 때문에 얼마나 고생을 하는지 몰라요. 내신 시험이요, 아이들이 머리에 쥐가 나도록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들이 나옵니다. 절대 단순 암기 문제 나오지 않아요. 휘문고도 들어갈 때는 일반고와 다를 게 없습니다. 입구는 똑같죠. 하지만 아이들이 3년 동안 학교 내신을 통해서 훈련이 되니, 나올 때는 완전히 달라져 있는 거예요. 휘문고를 예로 들었지만 휘문뿐만이 아닙니다. 강남에 있는 학교들 내신 시스템이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대치동 하면 학원을 먼저 떠올리죠. 하지만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게 있습니다. 학교가 먼저고 학원은 그 종속변수다. 학교와 학부모와 학생의 요구에 따라서 학원이 있는 거예요. 학원은 좋은 내신 시스템에 걸맞은 수업 콘텐츠를 준비해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한다 하는 게 제 생각입니다.
4. 오랜 경력만큼이나 영어 교육 전반에 대한 통찰이 남다르실 것 같습니다. 지금의 영어 교육, 어떤 상황인가요?
한마디로, 위기입니다. 이렇게까지 영어가 어려운 적이 있었나 싶어요. 예전에는 중요 과목 순위가 영어, 수학, 국어였어요. 영어가 1등이었습니다. 지금은 순서가 완전히 바뀌었죠. 수학, 과학, 국어, 사회, 그다음 영어입니다. 영어가 꼴찌가 됐어요. 영어가 왜 이렇게 되었느냐, 제도적 요인이 크죠. 하지만 제도만 탓하고 있을 수는 없어요. 그건 당장 바꿀 수 없는 부분이고 우리가 내부적 요인을 분석해서 대안을 찾아야겠죠. 지금까지 교육 환경, 입시제도가 변해서 학원이 망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전제 조건이 있어요. 우리 영어는 지금 이대로 가면 안 된다. 선생님들이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이 위기를 벗어나야 합니다.
5. 지금 영어 교육이 위기인 원인, 그것을 벗어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인가요?
저는 그 질문의 답이 콘텐츠라고 봐요. 저는 영어 자료들을 서점에서, 인터넷에서 꾸준히 모아서 연구하는데요 그때마다 항상 놀라는 점이 무엇이냐, 그 많은 자료들이 전부 비슷비슷하다는 겁니다. 근데 그것이 어떤 자료냐, 대부분이 암기 위주의 자료에요. 아이들이 말입니다. 중학교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암기에 내몰립니다. 교과서 한과에 60페이지, 70페이지 짜리 암기 자료를 주면서 이거 외워라, 저거 외워라 하는 거예요. 고등학교에 올라가죠? 또 암기하라고 합니다. 이러면 아이들이 학원에 갈 필요성을 못 느끼죠. 내가 암기만 하러 가는 학원이 무슨 의미가 있냐며 학원을 떠나요. 우리 영어 교육 살리려면 이거 고쳐야 합니다. 제가 아는 수학, 과학 1타 강사들 보면 자료 정말 장난 아니거든요? 자료 면에서 우리 영어가 제일 뒤처져있다고 봐요. 이제는 암기 위주의 자료에서 벗어나서 아이들이 사고하고 고민할 수 있는 자료 만들어야 합니다. 콘텐츠 개발이 핵심이에요.
6. 선생님의 자료 <BEYOND THE DAECHI>도 ‘콘텐츠 개발’과 관련이 있을 것 같아요. 소개를 직접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제 자료는 선생님을 위한 자료입니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의 사고력을 키우는 수업 콘텐츠를 만들 것인가, 그리고 콘텐츠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저의 모든 노하우를 담았습니다.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능률(김), YBM 시사(박)을 기반으로 한 교과서 포맷의 자료가 있고요, 능률 빠른독해 바른독해를 기반으로 한 일종의 모의고사 포맷의 자료가 있습니다. 자료를 통해서 ‘아, 교과서 문제는 이렇게 만들고, 모의고사 문제는 이렇게 만드는구나.’하는 점을 보시면 됩니다. 모든 자료는 파트 1,2,3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그중에서 특히 파트 1의 변형 문제를 잘 보셔야 합니다. 아이들 사고력이 늘도록 하는 재밌는 문제들이 많습니다. 선생님을 위한 자료라고 해서 제가 선생님들을 가르친다 하는 차원이 아닙니다. 제가 이 자료를 통해서 먼저 내신 자료 제작에 대한 하나의 모델을 제시할 테니, 여러 선생님들께서 비판만 하지 마시고 서로 좋은 문제 만들기 경쟁을 시작했으면 좋겠다 하는 것이 제 바람입니다.
7. 좋은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기 위한 핵심이 무엇인지, 맛보기로 살짝 들어볼 수 있을까요?
첫째는 restatement, 즉, 재진술입니다. 영어 교육 평가 지침의 출제 기준에 나오는 거예요. 영어는 주어진 지문을 그대로 내는 것이 아니라 쉽게 말해서 ‘변형’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 출제 기준에서 출발하시면 됩니다. 영어에서 변형이 어떤 거죠? 어휘 변형, 표현 변형, 어법 변형 이런 것들이 있겠죠. 재진술을 통해서, 네가 배운 것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느냐를 묻는 출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디테일입니다. 제가 항상 말씀드리는 게 있습니다. 적중의 유혹에 빠지지 마라. 적중에 목을 매면 디테일이 사라집니다. 자꾸 중요해 보이는 것들만 찍게 되죠. 내가 능력이 너무 출중해서 딱 학교 시험에 나오는 것만 가르친다? 10개 가르쳤는데 10개가 시험에 다 나왔다. 이렇게 되면 얼마냐 좋겠느냐마는 절대 그럴 수가 없죠. 변형은 변화무쌍하고 무한한 거예요. 적중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고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정보를 주고 이해시키고 가르칠 수 있도록 하는 자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8.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 자유롭게 부탁드립니다.
커다란 변화의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죠. 2025년이 되면 내신이 절대평가로 다 바뀝니다. 수능도 어떻게 달라질지 몰라요. 2025년에는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맞이해야 할 겁니다. 우리 선생님들께 당부의 말씀을 드리자면, 딱 두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 첫째, 콘텐츠를 개발해라. 두 번째, 이 콘텐츠를 내가 어떻게 아이들에게 잘 전달할 것이냐를 연구해라. 이 두 가지를 딱 가지고 있으면 어떤 변화가 오더라도 제가 살아남은 것처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제 자료를 시작으로 해서 우리 선생님들이 ‘새로운 영어 콘텐츠의 시대를 같이 한번 열어보자.’ 하는 것이 제 마지막 소원입니다. 감사합니다.